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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레 선생 이야기
2013년 01월 07일(월) 10:28 [경산신문]
 
김걸레 선생. 물론 본명은 아니고 동료들이 붙여준 애칭이다. 본명은 김권래(金權來)다.
그가 걸레 선생으로 불리게 된 데에는 몇 가지의 에피소드가 있다. 먼저 그 이름의 발음이 걸레와 비슷하기 때문이고, 다음에는 교실에서 자주 걸레를 들고 창틀이며 교탁을 닦곤 하기 때문에 동료들이 연민 반 비아냥거림 반으로 이런 이름을 붙인 것이다. 그런데 진짜 그가 걸레 선생이란 이름을 얻게 된 사연은 따로 있다고도 했다.
김 선생의 출퇴근길 곁에는 ‘바람꽃’이란 이름의 꽃집이 하나 있었다. 얼굴이 둥글넓적하고 몸매도 퉁퉁해서 후덕해 보이는 아줌마가 주인이었는데, 김 선생이 이 집에 자주 간다는 소문이 학교 안에 퍼진 것이다. 꽃집 이름과는 달리 이 집엔 바람꽃은 없었고, 국화가 주종을 이루었는데, 김 선생은 갓 피어난 예쁘고 싱싱한 국화를 사는 게 아니라 늘 생명이 얼마 남지 않은, 다 피어버린 국화를 산다는 것이었다. 아무래도 그 집 아줌마한테 별다른 감정을 품고 있는 듯하다는 추측이 덧붙어서 따라다녔다. 어느 동료가 이 얘길 듣고는 “꽃을 너무 자주 사 온다고 사모님한테서 꾸중까지 들었다면서 꽃집엘 자주 간다니, 늙은 국화 꽃 보러 가는 모양이지. 걸레 같이”란 말을 한 마디 한 데서 걸레 선생이란 이름이 붙었다는 얘기가 확인되지 않은 상태로 떠돌아다녔다.
말없이 자기 책임을 다하고, 실력도 대단한 김 선생이 동료들에게서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고 있다는 걸 늘 못마땅하게 여기던 나는, 어느 날 퇴근 시간에 그를 시장 안의 돼지국밥집으로 끌고 갔다. 국밥을 안주삼아 막걸리를 두어 병 비운 뒤에 내가 본론을 꺼내었다.
“어이, 김 선생. 동료들이 김 선생을 뭐라고 부르는지 알아? 걸레 선생이래, 걸레 선생. 그 소리 듣고서도 화도 안나나?”
그러나 김 선생은 태평이다. 미소까지 쓰윽 짓더니 하는 대답이 이렇다.
“자기네들 입으로 하는 얘기를 내가 어떻게 하겠어? 걸레라는 이름도 괜찮은데 뭘. 아, 걸레 없으면 청소도 못하잖아. 남의 더러움을 닦아주고 자기 스스로는 더러워지는 게 걸레라면 걸레라는 이름이 뭐 그리 억울할 것도 없잖아?”
그건 맞는 말이다. 묵묵히 일하고서도 높은 사람에게서, 심지어는 후배들에게서조차 정당한 평가를 받지 못하는 김 선생은 그런 사람임에 틀림이 없다. 그래도 그의 사람됨에 대한 나의 연민은 그대로 남는다.
“그래. 그건 그렇다 치자. 그런데 그 바람꽃인가 하는 꽃집엔 왜 가는데? 그 집 늙은 국화꽃한테 김 선생이 바람났다고들 쑥덕거린다고. 그 집에 가면 싱싱하고 예쁜 국화는 제쳐두고 다 시들어가는 국화꽃을 산다면서? 그 시들어가는 국화꽃이 그 집 중늙은이 주인 아줌마를 상징한다고들 한다니까”
“허허 참. 그렇게 할 일이 없으면 아이들이나 열심히 가르치지”
김 선생이 남은 막걸리 잔을 비우고서 내게 털어 놓은 얘기는 예상보다는 간단했다.
처음 그 집엘 간 건 그 이름 때문이었다. 어느 잡지에다가 바람꽃 이야기를 한번 쓴 일이 있는데, 인터넷이나 도감에서 사진으로만 봤을 뿐, 실물을 본 적이 없어서 혹시 실물을 볼 수 있을까 싶은 기대를 했던 것이다. 그런데 바람꽃은 없었고, 국화가 주종이었다. 시들어가는 국화를 한 묶음 샀고, 다음에도 또 그랬다. 값을 조금 깎아주곤 하더니 몇 번 반복되자 눈치를 채고는 왜 자꾸 시든 국화만 사느냐고 물었다. 나같이 어수룩한 사람이 더러 있어야지 모두가 똑똑해서 싱싱하고 예쁜 꽃만 사 간다면 이것들은 모두 쓰레기장에 버려질 것 아뇨. 농부들이 애써 기른 걸 생각하면 너무 아까워서.


윤중리
소설가 / 전 고등학교 교사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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