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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명장학회
2012년 08월 20일(월) 11:34 [경산신문]
 
무명장학회. 장학회 이름이 ‘무명’이 아니라 아예 이름 자체가 없다는 뜻이다. 비록 규모가 작고 그리 대단한 장학사업을 하고 있는 것은 아니라도 장학을 위한 일을 하고 있으니 무슨 장학회라고 이름 하나 붙여도 좋겠지만.

1999년의 어느 날 저녁. 나는 옛 제자 서너 사람과 저녁식사를 같이했다. 그들이 그랬다. “선생님 뭐 좀 도와드릴 일 없겠습니까?” “나야 뭐 밥 잘 먹고 건강하니 도울 일 없고, 우리 학교 아이들을 보니 어려운 사람이 많아. 조금씩 도울 수 있으면 좋겠어”
참으로 작고 이름조차 없는 이 무명장학회는 그렇게 해서 시작됐다. 이름도 없는 장학회니 무슨 회칙이 있을 리도 없고, 장학생 선발 기준이란 것도 없고, 추천서나 심사 규정 같은 것도 물론 없다. 그냥 그 사랑스럽고 자랑스러운 내 제자 네 사람이 매달 내 예금계좌로 얼마씩의 돈을 넣어주면 그걸 가지고 분기별로 한 번씩(고등학생들의 수업료 납부기간, 중학생은 수업료 없음) 내 맘대로, 주고 싶은 사람에게 학비를 보태어 주는 것이다. 때로는 한 사람에게 전액을 주기도 하고 또 때로는 작은 돈이지만 두 사람에게 나누어주기도 하면서.
명문화된 기준은 아니지만 직접 돈을 나누어주는 나는 내 나름대로의 대략적인 기준은 갖고 있다. 집안 형편이 어려우나 공부를 잘하고 착하면 1순위, 공부를 좀 못하지만 경제적인 형편이 어렵고 착하면 2순위, 그냥 경제적 형편만 어려운 사람은 3순위. 그래도 장학금이란 이름이 무색할 정도로 말썽을 부리거나 결석을 많이 하거나 폭력을 쓰거나 하는 사람은 제외시킨다. 대상은 자연히 내가 재직하는 학교의 학생이 대부분이었지만 다른 학교 학생들도 다수 포함됐다. 그리고 아무런 증빙서류도 필요 없지만, 서류 없다고 날 못 믿을 사람들이라면 처음부터 나한테 돈을 맡기지도 않았을 것이지만, 그 귀한 돈을 내가 술 마시고 밥 사먹은 건 아니라는 근거를 남겨야할 것 같아서 영수증만은 꼭꼭 받아둔다.

모아둔 영수증을 꺼내어 헤아려보니 1999년 11월에 첫 장학금을 지급한 것으로부터 최근의 것까지 모두 65매나 된다. 여러 번 받은 사람도 있고 한 번으로 끝난 사람도 있다. 이름을 보니 모두 다 기억이 되는 것은 아니지만 공부를 잘 해서 서울대학교에 진학한 사람도 있고, 하나밖에 없는 교복 치마를 다림질하다가 태워 버려서 내가 치마를 구해 주어야 했던 여학생도 섞여 있다. 그리고 얼마 전에 취업을 해서 첫 월급을 받았다면서 저녁을 한 끼 사겠다고 전화를 해 온 사람의 이름도 보인다.

13년의 시간은 결코 짧은 것이 아니다. 그 동안 말없이, 꾸준히, 언제 누구에게 주었느냐고 묻는 법도 없이 돈을 보내어준 장한 그들, 의사인 노군과 추군, 변호사인 박군, 교수인 손 군. 나는 한 해에 한 번 정도 영수증 묶음을 보여주는 것으로 모든 절차를 끝낸다. 중간에 이메일을 통해서 누구에게 얼마를 주었노라는 전갈을 보내긴 하지만.
그들은 이 무명장학회의 일을 아무에게도 자랑하지 않는다. 누가 이걸 세상에 드러내어 얘기해 주지도 않는다(사실은 내가 매일신문 칼럼 ‘매일춘추’에서 잠시 언급한 일은 있다). 그래도 그들은 아무도 알아주지도 칭찬해 주지도 않는 이 일을 계속할 뜻이다. 나와의 관계 때문에 그들이 그만두고 싶다는 얘기를 못하고 있지나 않나 싶어서 부담스럽거나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면 언제든지 자유롭게, 마음 편하게 그만두라고 얘기했지만 다가오는 8월에는 다시 새로운 대상자에게 장학금은 지급될 예정이다.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가르침을 묵묵히 실천하고 있는 이 무명장학회의 주인공들. 그들이야말로 삶을 아름답고 보람 있게 사는 사람들 아닐까?
축복과 격려의 박수를 보낸다.

↑↑ 윤중리 소설가 / 전 고등학교 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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