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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격’에 대하여
2015년 01월 22일(목) 10:39 [경산신문]
 
하루는 미용실에서 머리를 정리하고 있는데 옆 자리에서 시끄럽게 떠들어대는 고객의 전화 대화가 사람들의 시선을 끌었다. 대화 중간에 “요즘은 돈이 인격이야” 아주 확신을 가지고 친구와 담소하는 내용이었다. 호기심에 원장에게 그분이 어떤 일을 하시는 분인가를 확인하였다. 연봉이 꽤 높으며, 카드사에 근무한다고 말했다. 이런 이야기를 처음 듣는 것은 물론, 돈이 인격이라는 새로운 표현에 놀라고 말았다.

대학의 11, 12월은 4학년 졸업반 학생들의 취업 관계로 이리저리 아쉬운 부탁을 하면서 어린이집, 유치원 원장님들에게 우리 학생을 잘 부탁한다고 소개하는 시기다. 대부분 원장님의 말씀은 좀 부족한 것을 우리들이 가르쳐서 살아갈 수 있으니 인성만 좋으면 된다고 말씀하신다. 교수인 내가 자기들보다 학생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니 인성이 훌륭한 학생을 추천해 달라는 것이다. 돈이 인격이라면 우리 졸업생들이 취업할 곳은 하나도 없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을 막 졸업하는 학생들에게 인격인 돈이 있겠는가? 우리는 참으로 혼란스러운 세상을 살아가고 있다.

돈이 인격이라는 신 용어에 필자가 대학시절 철학적 인간학 시간에 마르틴 부버(Martin Buber)의 나와 너(Ich und Du)라는 저서를 세미나 주제로 열띤 토론을 벌인 기억이 지금도 생생하다. 부버가 말했던 인격의 정의가 그 당시 젊은 나에게 확신을 주었기 때문이다. 부버는 ‘인격은 자기를 자기가 살아가는 삶의 양식과 존재에 참여시키는 것이고, 다른 사람들과 공존에 참여시키는 것이고, 공존함으로써만 자아 존재를 다시 확인하는 것이고, 그리하여 자신의 존재를 강하게 의식하는 것이 각자의 인격’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우리가 인격을 말할 때 가장 중요한 요소는 자신이 여기에 있다는 확신이다. ‘나’라는 개인적 자아는 이렇게 존재할 수밖에 다른 방식으로는 존재할 수 없다는 것이다.

훌륭하고 그렇지 않고를 말하는 것이 인격이 아니라, 지금 있는 그대로의 나의 모습이 나의 인격이다. 나의 인격은 과거형도 미래형도 아닌 현재형이다. 현재 나의 존재에서 나의 인격이 드러나고 있다. 우리가 인격을 말할 때 자기의 내면에서 숨 쉬는 현재의 특수성과 자기 존재의 특수성을 동시에 알아야 하는 이유이다. 우리들이 우리 자신을 알려고 노력할 때 나의 인격 정도에 응답하는 것이다. 희랍 철학자들이 ‘너 자신을 알라’라는 명언을 2000년 동안 부르짖는 이유는 무엇인가? 우리가 나 자신을 알려고 노력할 때 나의 인격을 도야 내지 양육하고자 노력하는 과정에 놓인다. 너 자신을 알라, 라는 말의 의미가 인격과 관계되는 이유는 나 자신을 알기 위해서 자기 자신의 특수성, 개별성, 내적 본성에 대한 반성적 사고를 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게 되기 때문이다.

중요한 것은 나는 혼자서 존재할 수 없고 수많은 사람과 사물 그리고 환경과 연결되어 관계를 맺으면서 존재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계맺음을 우주적 전-관계라고도 할 수 있다. 우주에 존재하는 모든 것과 관계를 맺으면서 지금 나의 생활, 현실에 참여해야 하기 때문에 자신의 특수성, 개별성에 대해 잘 알아가려고 노력하는 교사를 유아교육기관은 원한다. 개인의 특수성, 개별성이 교사의 인격이기 때문이다. 긍정적이든 부정적이든 젊은 교사들이 가지고 있는 특수성, 개별성은 그들 자신에게만 책임감이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우리 부모, 우리 사회가 함께 만들어준 산물이기도 하다. 인격적인 교사를 원한다면 우리 성인 역시 존경받고 인격적인 부모, 교사가 되어 젊은이들과 훌륭한 인격적인 관계를 만들어가야 한다. 어린이에게 인격을 가르치는 것이 우리 공동체에 건강한 존재로 참여시켜 건강한 관계를 유지한다면 우리의 인격은 날로 지혜로운 삶의 방식으로 훈련하게 될 것이다. 어린이, 젊은이의 인격은 그들이 참여하고 있는 존재양식, 누구와 관계맺음을 하느냐에 따라서 달라질 수 있는 정신적 요소라고 할 수 있다.

조성자
한국몬테소리교육총연합회장
대구가톨릭대학교 아동학과 교수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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