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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북동 240번지 가옥
경산읍성의 근대한옥⑥
2015년 02월 16일(월) 11:13 [경산신문]
 

↑↑ 삼북동 경산읍성 뒷골목에 위치한 근대한옥.
ⓒ 경산신문
많은 도시에서 원도심의 도시문화를 발굴하여 재생을 통한 도시자원으로 개발하고 활용하는 작업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부산의 감천마을과 보수동 고서점거리, 전주 한옥마을, 군산 근대역사문화거리, 인천차이나타운, 서울 인사동거리와 북촌 한옥마을 등이 그 대표적 사례이다. 이들은 모두 도시성장의 원점이었던 원도심의 오래된 도시문화 재생이라는 측면에서 닮아 있
다. 원도심이란 그 도시의 뿌리와도 같은중요한 의미가 있다. 원도심 없이 산만하게흩어진 마을이 큰 도시로 발전하는 경우는 드물다. 원도심은 한 도시를 발전시키는 생장점이며, 오랜 세월 도시성장의 모습을 생생하게 기억해 놓은 기록서이다. 이러한 이유로 많은 도시들에서 도시의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기 위한 원도심의 재생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 것이다.

경산의 원도심은 어떠한가. 경산은 아직까지 원도심의 가치는 물론 침체된 원도심을 재생하기 위한 움직임조차 일어나고 있지 않다. 아니 어디서 어디까지가 원도심인지, 언제부터 언제까지 형성된 지역을 원도심이라고 해야 하는지 기준조차 없다. 고려 말에 축성된 경산읍성 안쪽을 원도심이라고 해야 할지, 조선시대 읍성과 읍성 주변에 형성된 북면, 서면, 남동 동면 등의 옛 마을을 포함시켜야 할지, 일제강점기 경산역이 들어서면서 형성된 사정동을 포함시
켜야 하는지, 전후 신시가지가 구획된 중방동을 포함시켜야 하는지 원도심의 지리적 경계를 한정하지 못하고 있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원도심이란 도시의 생장점이며 도시의 과거를 기억하고 있는 원점이다. 개발은 산발적이지만 재생은 구심점을 가져야 한다. 경산의 원도심에 대한 올바른 기준이 필요하다.

반론이 있을 수 있지만, 아무도 하지 않으니 필자가 용기 내어 경산 원도심의 기준을 잡아보고자 한다. 사실 원도심이라고 딱 꼬집어 시기와 영역을 정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 그나마 도시 형성의 역사를 기억하고 있되, 급격한 도시팽창을 가져온 70,80년대 이후 도시계획에 의한 곳이 아닌 지역으로 한정한다면 나름 설득력이 있을 것이다. 따라서 경산의 원도심은 경산읍성이 있었던 삼북동, 삼남동, 서상동 일대와 근대기의 기억을 품고 있는 사정동, 전후 주
거지역이 형성된 중방동 일대가 해당될 수 있을 것이다. 물론 그 중심에는 경산읍성이 있다. 그러므로 경산읍성의 동헌이 있었던 혜광사를 중심으로 반경 1킬로미터 이내를 경산의 원도심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원도심이 중요하다면 원도심이 기억하고 기록되어 있는 또는 재생되어야 할 도시문화자원은 무엇일까. 당연히 오래된 물리적 도시자원인 건물과 골목이라 할 수 있다. 앞선 원도심 재생사례들을 살펴보면 그 중심에 한결같이 오래된 건물과 골목이 있다. 건물은 주로 근대기 건물이 중심이 되며 골목은 이들 건물을 이어주는 연결고리 역할을 한다. 서울의 인사동거리나 부산의 고서점거리, 군산의 근대역사문화거리의 중심이 되는 도시문화자원은 건물이다. 건물이 도시문화의 거점이 되어 이들을 이어주는 골목이 활성화된 것이다. 도시문화의 거점이
아무리 많아도 골목이 없다면 원도심은 사람을 불러들일 수 없다. 원도심 재생에는 거점이 되는 건축문화와 이들을 이어주는 골목문화가 어우러져야 한다. 그래야만 의미 있는 거리가 형성되는 것이다.

그렇다면 경산의 원도심에는 재생의 원동력이 될 도시문화자원이 충분할까. 한옥마을이나 근대건축물이나 50, 60년대에 형성된 상가들이 있을까. 충분하지 않다. 전술한 원도심의 문화거점들을 연결시킬 골목과 거리가 형성될 만큼 거점자원이 충분치 않다. 그나마 그동안 본 칼럼에서 다루어온 경산읍성 주변의 근대한옥과 적산가옥들이 문화적 거점이 될 수 있다 하겠다. 조선시대 읍성의 관청이나 민가의 흔적이 남아 있으면 더 좋을 것이나, 우리 근대의 시작은 역사를 제대로 이어줄 만큼 순탄치 않았음은 주지의 사실이다. 남아 있는 근대의 흔적만이라도 기억하고 기록해야 한다.

경산 원도심의 중심에 있는 경산읍성 안에는 좁고 구불구불한 골목들이 많이 남아 있다. 그 골목들이 이어지는 곳엔 다수의 근대한옥이 흩어져 있다. 삼북동 240번지 가옥이 그 중 하나로 이 가옥은 1930년대 이전에 지어진 일제강점기의 근대한옥으로 경산읍성의 동헌 자리인 혜광사 뒷골목에 위치하고 있다. 240번지와 242번지에 걸쳐 693㎡에 달하는 넓은 마당에 큰 은행나무가 두 그루가 서 있는 마당 넓고 은행높은 집이다. 현재는 빈집으로 대문은 굳
게 잠겨 있다. 높은 담장이 둘러져 있어 내부를 제대로 들여다 볼 수 없지만, 허물어진 담장 사이로 그나마 내부 상황을 살필수 있다. 건물은 총3동으로 주택2동, 창고1동이며, 연면적은 129.99㎡이다. 마당 한곳엔 과거 양계장으로 사용되던 축사의 흔적이 남아 있다. 담장은 높은 돌담으로 되어있으며, 성돌이 사용된 것으로 보인다. 주건물은 ㄱ자로 목구조와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다. 곳곳에서 세월의 흔적이 묻어난다. 건물은 빈집으로 오래 방치되어 많이 훼손 되었지만, 손을 본다면 근대한옥의 모습을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경산읍성 주변에는 240번지 가옥 말고도 다수의 근대한옥과 적산가옥이 남아 있다. 이들 근대기 건축문화자원들이 경산의 원도심 재생의 거점 역할을 하게 된다면 경산의 원도심에 흩어진 골목들은 자연스럽게 살아날 것이다. 경산의 새로운 도심 관광자원이 될 것이다.

이정수 프리랜서
(경산도시건축문화포럼/공학박사)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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