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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북동 193-1번지 가옥
2015년 02월 16일(월) 11:51 [경산신문]
 

↑↑ 1935년에 건립된 삼북동 193-1번지 근대한옥.
ⓒ 경산신문
‘경산읍성의 근대한옥’의 마지막 순서로 이번 글에서는 부제를 붙여보고자 한다. 바로 <경산의 도시정책과 근대한옥 프로젝트>이다. 뭔가 거창한 담론과 프로젝트 같지만 결론은 경산도 근대한옥마을을 조성하자는 제안이다. 경산의 도시특성과 주택유형들을 보면 도시의 고유성은 물론 역사도시 문화도시로서의 정체성 또한 애매하기 그지없다. 원도심은 일제강점기와 전후에 지어진 후 한 번도 보수되지 않은 듯한 낡은 건물들 위주이며, 그나마 신축건물이 들어선 신시가지나 신도시의 경우는 회색빛 콘크리트 산들이 삐죽 솟은 아파트 일색이다. 다행스러운 것은 도농복합도시라서 곳곳에 농지나 녹지가 그나마 남아 있어 대구와는 달리 도심의 시각적 여유는 물론 적절한 자연환경을 제공해 준다는 것이다.

하지만 마음에 들지 않는 것은 방향성 없는 도시정책이다. 농업도시 경산, 산업도시 경산, 교육도시 경산, 역사도시 경산 등이 지금 현재 경산의 대외적 도시 슬로건이다. 그러나 이미 농업은 글로벌화한 시장경제 속에서 농산물 소비를 전담하던 지역시장은 대형마트에 의해 판로를 거의 잃어 버렸으며, 산업은 2차 산업을 여전히 벗어나지 못하여 지역경제는 물론, 교육도시 경산이 배출한 수많은 인재를 수용하지 못하고 타 지역에 빼앗기고 있다. 또한 역사도시로서의 문화적 가치는 인정하나, 이 문화자원들을 활용한 지역문화 관광사업은 거의 전무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도대체 경산은 어디로 가고 있는 것일까. 정책은 있되 실천이 제대로 되지 못하니 그동안 경산의 도시정책은 유명무실일 수밖에 없었다.

따라서 본 칼럼에서는 글의 성격에 맞는 경산의 도시문화자원을 제대로 활용하기 위한 도시정책의 마련과 실천적 프로젝트를 제안하고자 하는 것이다. 당장 한순간에 도시의 고유성과 정체성을 정립하기란 어느 도시에서도 불가능하다. 그렇게 만들어진 도시성은 진정성이 결여된다. 그렇다면 지금부터라도 경산만의 도시성을 확보하기 위한 지속가능한 도시정책은 어떠한 것들이 있을까. 최근 첨단산업단지 사업지구로 선정되었으니 부가가치가 떨어지는 2차 산업에서 탈피하여 도시전체가 첨단산업도시로 개발되도록 하는 도시정책도 가능하며, 또한 첨단산업과 연계되는 교육도시로의 복합적 발전을 할 수 있는 도시정책도 가능하다.

하지만 개발에 기반을 둔 발전적 도시정책이 정말 최선인가를 묻고 싶다. 환경운동가 헬레나 노르베리 호지는 「오래된 미래」를 통해 ‘현대의 개발된 사회에서 살아가는 우리가 진정으로 행복한가’, ‘타인과 더불어 풍요롭고 행복한가’라는 물음을 던지며 도시에서 전통을 무시한 개발은 우리의 미래를 파괴하는 것이며, 오래된 전통이 바로 우리의 미래임을 제시하였다. 또한 도시학자 제인 제이콥스는 「미국 대도시의 죽음과 삶」을 통해 자연적인 도시구조 성장이 아니라 도시정책 즉, 현대도시계획이 도시를 죽음으로 몰아가고 있음을 지적한다. 여기에는 공통점이 있다. 오래된 것을 밀어내고 개발위주의 도시계획은 도시를 죽이는 일이며 우리의 미래를 망치는 일이라는 것이다. 또 서울시립대 정석교수는 그의 저서에서 ‘오래된 건물들이 도시를 젊게 한다’고 주장한다. 필자는 이들의 의견에 동의한다. 오래된 전통만이 우리의 미래를 열어가는 열쇠임을 강조하고자 한다. 경산은 오래된 것들에서 도시의 미래를 찾아내는 방법도 있음을 알아야 한다. 그 오래된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원도심에 남아 있는 근대한옥들이다.

지금 경산읍성 내에는 근대한옥을 포함한 건립된 지 50년을 넘어가는 근대건축물이 많이 있다. 경산읍성 내와 경계 밖 500m 안에 있는 건물만 해도 67개에 달한다. 상당수 건물들은 거의 폐허가 되어 있으며, 일부 건물에는 사람들이 살기도 한다. 그중 필자가 판단하기에 어느 정도 보수와 보강을 통해 소중한 근대건축자원으로 남길만한 건물은 10여개가 된다. 이들은 대부분 본 칼럼에서 소개되었다. 이번에 소개하는 건물은 삼북동 193-1번지에 위치한 근대한옥이다. 건립시기가 1935년경으로 10여 년 전까지 주택으로 사용되다가 지금은 빈집으로 방치되어 있다. 대로변에 접한 담장은 예전 도로가 확장되면서 철거된 뒤 지금은 함석담장이 임시로 쳐져 있다.

대지면적 276㎡, 건축면적 79.75㎡, 3동으로 된 건물이며 목조 기와지붕으로 되어 있다. ㄱ자형으로 된 안채는 팔작지붕 아래 종도리와 상인방 사이 고측창이 붙어 있어 자연채광을 유입하도록 된 것이 특징이다. 바깥채는 합각지붕의 ㅡ자형 건물이며 규모가 안채보다 작다. 넓은 장산로변에 위치하여 그동안 많은 개발 유혹을 받아온 건물이지만, 지분관계가 복잡하여 빈집으로 방치되고 있다. 이웃 주민의 말로는 얼마 전 집주인이 찾아온 걸로 봐서 허물고 빌딩을 짓고자 하는 것 같다는 이야기를 한다. 아깝다. 또 하나의 근대건축물을 잃게 되었다. 몇 남지 않은 경산읍성의 근대한옥 하나가 곧 소실될 위기에 처해 있다. 무조건 보전하자는 것도 무리가 있지만, 전통과 근대한옥에 대한 도시정책만 제대로 마련되어 있었어도 시민의식이 많이 달라졌을 것이다.

늦은 감이 있지만 필자는 경산의 ‘원도심 재생 및 근대한옥마을 프로젝트’를 진지하게 제안한다. 우리가 모르는 사이 모두 훼철되기 전에 우선적으로라도 읍성 안에 산재한 근대한옥들을 정비 복원하여 서상길 근대골목과 연계된 읍성 근대한옥골목으로 재탄생시키는 프로젝트가 이루어졌으면 한다. 원도심의 슬럼화와 공동화를 막을 수 있는 최선책은 개발이 아니라 복원과 재생이다. 개발은 원주민을 배제하여 도심의 도시구조를 변화시키는 가장 큰 원인이다. 경산 원도심의 역사와 문화를 기억하기 위한 실천이 필요하다.


이정수 프리랜서
(경산도시건축문화포럼/공학박사)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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