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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대로가 좋은 사람들
2018년 06월 06일(수) 10:44 [경산신문]
 
올해는 이 좁은 나라에 일상의 권 태라는 것이 무엇인지 모를 정도로 입 이 벌어지고, 눈이 휘둥그레지고, 귀가 솔깃해지는 뉴스들이 줄을 잇는다. 시 작은 평창올림픽부터다. 요 며칠 사이 북미회담을 놓고 남북미 정상들이 전 세계를 상대로 보여준 ‘쇼’는 이게 정말 현실 속의 국가정상들이 하는 일 이 맞나 싶을 정도로 반전에 반전을 되풀이하고 있다. 북미회담이 예정된 12일까지는 앞으로도 자그마치 1주일 씩이나 남았다. 그 동안 또 무슨 돌발 사건이 일어날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 만, 정말 자고 일어나니 통일이 되어있 는 건 아닌지 모르겠다.

그런데 남과 북의 정상이 전화 한 통으로 ‘번개모임’하는 친구처럼 만 났다가 아쉬운 듯 헤어지고, 철천지원 수처럼 말과 글로 서로를 할퀴던 북 미 정상이 서로를 추켜세우고 있는 이 상황이 못내 못마땅한 사람들이 있 다.

우선 아베 일본총리. 그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미회담을 취소한다고 발 표했을 때 제일 먼저 쌍수를 들고 환 영의 뜻을 표시했던 사람이다. 남북을 갈라놓은 원죄가 있는 국가의 정상이 최소한의 양심도 없이 이 무슨 염치없 는 짓인가! 허나 또다시 반전이 일어 나고 북미회담이 예정대로 진행되자 좌불안석에 동서남북으로 종종걸음 이다. 아베 총리 입장에서는 남북한이 갈라져 있는, 지금 이대로가 좋은 거 다. 그들이 등 따시고 배부르기 위해서는. 시진핑 중국총리도 속마음이야 ‘죽 의 장막’ 속에 가려져 있으니 아베 총 리만큼 경망스러워보이지는 않지만 은근히 한반도의 허리에 철조망이 그 대로 남아 있기를 바라는 모양새다. 중국 측에서 보았을 때 북미가 가까 워짐으로써 신의주와 백두산까지 미 국의 영향력이 확대될 수도 있다는 것 이 영 개운치 않은 것이리라.

국제사회에서 자국의 이익을 위 해 국가 간의 관계를 이용하는 외교 가 비난받을 이유는 없다. 우리 자신 이 가진 외교력으로 극복하면 될 일이 다. 영원한 적도, 영원한 우방도 없다 는 것은 외교가의 상식 아닌가! 그런 데 외교무대도 아닌 국내에서 남북이 가까워지고 있는 이 상황을 못 견뎌 하는 사람들이 있다.

제일 대표적인 인물이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다. 지난 5월 말에 있었 던 ‘깜짝!’ 2차 남북정상회담의 성과 와 의의에 대해서 아무런 성과도 없 고, “문 대통령을 구해주기 위한 김정 은 위원장의 배려”이며 “지방선거용 쇼”라고 평가절하 했다.

바른미래당 이언주 의원은 여기서 한 발 더 나간다. 코앞에 다가온 지방 선거가 남북미 정상들이 펼치는 ‘쇼’ 에 가려진 것이 못마땅한 듯 “여당 최 고의 선대본부장은 김정은인 것 같 다”는 글을 내질렀다가 아차! 싶었는 지 서둘러 삭제했다. 하지만 SNS에 한 번 내지른 글이 쉽게 지워지겠는 가?

그런데 어디 이들 뿐이겠는가? 평창 올림픽부터 지금까지 아예 존재감이 사라져 버린 야당 정치인 대부분의 심 정을 이 두 정치인이 대변한 것이 아 닌가 싶다. 그들의 존재감이 드러나기 위해서는 남북한 사이에 지금 이대로 의 분단 상태가 지속되어야 하고, 그 틈새에서 빨갱이가 계속 만들어져야 한다.

그렇다면 선거쟁점이 실종되어버 렸다는 이번 지방선거의 쟁점은 단순 해진다. 기득권 유지를 위해 ‘지금 이 대로가 좋은’ 세력과 한반도의 평화 정착을 위해서 ‘지금 이대로는 안 된 다’는 세력 간의 다툼이다. 만약 한 반도의 평화정착을 원하는 유권자라 면 이번 지방선거에서 ‘지금 이대로’ 남북한을 갈라놓고 싶은 아베 총리의 망동에 동조하는 무리들을 투표로 솎 아내야 한다.

김진국 / 신경과 전문의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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