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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보호 보호소 추영희 교사, 시인
2018년 09월 18일(화) 11:07 [경산신문]
 

 
ⓒ 경산신문 
다시, 불편한 진실을 말하고자 한다. 내가 개를 말하기까지, 개를 말하지 않 을 수 있기까지 얼마나 많은 악을, 얼 마나 많은 폭력을 노출해야 할 것인가, 상처의 속성을 고백해야 할 것인가?
말만으로는 아름다운 이름, 보호소 라는 오해 혹은 착각에 대해 어쩌면 조 금 더 말하게 될 것 같다. 뜬장과 철창 의 데칼코마니인 또다른 진실을 내가 더이상 말하지 않게 될 때까지 그곳에 갇힌 그 눈들을 오래 말하게 될지도 모 른다.
떠돌아다니는 개들이나 버려진 개들 을 신고하면 가는 곳이 지자체 위탁 유 기동물 보호소다.

유기견 보호소, 이름만으로는 버려진 개들의 쉼터요 구원처럼 여겨진다. 유기 견을 신고하면 자신이 공공의 도를 다 했고 한 마리의 개를 구조했고 보호받 게 했다고 오해나 착각을 한다. 보호소 가 어떤 곳인 줄 알고 신고했다면 세상 의 불행 하나가 당신으로 하여 창조되었을 수 있다. 모르고 보냈다면 당신은 세상의 상처 하나를 가능하게 조력했 을 수 있다.
신고된 개들은 지자체 위탁 유기동물 보호소로 들어가 동물등록시스템에 등록된다. 공고, 보호, 완료, 종료 이런 분 류로 표시되어 공고정보에 올려진다
공고란 구조된 유기견이 주인을 찾 도록 공고하는 기간으로 우리나라에서 는 10일간의 공고기간을 둔다. 이 기간 에는 입양이 안 된다. 다만, 주인이 포기를 했거나 유기견이 낳은 강아지일 경 우는 소유권자가 없으므로 가능하다.

공고 기간 10일이 끝나면 개는 지자 체 소유가 된다. 이때부터는 공고정보 가 보호로 표시된다. 사람들이 가장 착 각을 하는 것이 보호라는 정보다. 안전 하게 보호를 받고 있다는 것으로 착각 할 수 있다. 보호로 넘어가면 입양이 가능함과 동시에 안락사를 시행할 수 있 다. 보호 기간은 법적으로 규정하는 한 정 기간이 없다. 이는 전적으로 보호소를 운영하는 소장의 의식과 마음에 달 려 있다. 보호소 소장의 사명감이나 동 물에 대한 의식에 따라 몇 달 혹은 몇 년을 보호해주는 곳도 드물게 있다. 그러나 일명 ‘칼안락사’라고 하여 공고 기간 10일이 지나자마자 2, 3개월도 안 된 꼬물이들과 건강한 젊은 개들까지 도 바로 안락사를 시켜버리는 실상이 보호소라는 곳에서 보호라는 기간에 일어난다. 길든 짧든 입양이 아니면 결 국 결과는 안락사로 마감된다. 입양이 아니면 죽어서야 철창을 나갈 수 있는 곳이 유기견 보호소다.

보호를 마감하는 표시는 귀가 혹은 입양을 나타내는 완료와, 안락사 혹은 자연사로 종료를 나타내는 검은 국화꽃이 달린다.
완료와 종료, 그 마감의 속도와 시간 속에 숨겨진 맨얼굴을 조금만 더 아프게 바라보아 주었으면 한다. 어둡고 습 하게 유폐된 울음 하나가 어디서 비롯되는지 조금만 더 애석하게 들어주었으면 한다.

구조된 유기동물 평균 입양률 24%, 안락사율 16.5%, 구조됨으로써 죽는 개들이 세 마리 중 한 마리 꼴이다. 자 연사를 합치면 더 많은 개들이 보호소 에서 죽어나간다. 함부로 개들을 보호소로 보낸다는 것은 죽음의 대기 번호를 부여하는 자칫함이 될 수 있다. 어쩌면 떠돌이로도 살아갈 수 있는 개를 10일 간의 시한부로 죽여버리는 일이 될 수 있다. 잠시 집을 나왔거나 마을 다니는 개가 집을 찾아갈 수 있는 기회를 막아버릴 수 있다. 주사바늘 하나 로 혹은 가혹한 심정지 주사로 처리되어 유실물로 처분되는 마지막이 개에 게는 허용되어도 마땅한 목숨의 본분 인가? 호흡 있던 것들이 이토록 하찮고 예사롭지 않아서야 우리의 호흡이 용서받을 수 있겠는가?
보호가 더 이상 보호가 아닌 바람 앞 의 등불인 눈들이 비보호로 대기하고 있는 것을 아마도 더 오래 말하게 될 것 같다. 더 이상 그 눈을 말하지 않아 도 될 때까지.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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