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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개선’ 정도선 회장
2018년 10월 08일(월) 09:33 [경산신문]
 

ⓒ 경산신문
성황리에 끝난 맥반석 머루포도축제의 주인공은 단연 당도 20도에 육박하는 머루포도였지만 참가자 전원에게 맛있는 음식을 제공하겠다는 축제추진위의 넉넉한 인심도 한몫했다는 평가다. 손님 3000명을 다 먹이지는 못했지만 엄청난 양의 음식을 준비하고 대접한 사람들은 바로 생활개선회 남천면 회원들이다. 60여명의 회원을 진두지휘하며 일사분란에게 음식을 만들어낸 정도선(60세, 사진) 회장을 이주일의 경산사람으로 만났다.
정 회장은 자인면 교촌리에서 2남 4녀의 막내로 태어났다. 나락농사를 짓는 부모님을 제대로 거들기도 전인 스무 살에 결혼, 남천면 산전리로 시집왔다. 크리스마스에 선을 보고 1월 3일 결혼했으니 선보고 1주일 만에 초스피드로 결혼한 것이다.
“밥도 할 줄 모르고 시집왔어예. 겨울에 추워서 불을 지폈는데 신랑이 나와서 불을 끄고 방에 들어가버리더라고예. 상 차린다고 미적대느라 밥이 다 식고, 울기도 많이 울었습니다.”
그래도 혼자서 심심할까봐 사탕 한 봉지 사주고 나무를 하러 나가던 자상한 남편 덕분에 스무 살 새댁은 시집살이에 서서히 적응해갔다.
“살림 날 때 시어머니가 갖고 싶은 거 가지고 가라고 했는데 양심에 숟가락 1개, 밥그릇 1개만 달랑 갖고 나왔어예. 다음 날 신랑이 예비군 동원훈련 가야해서 김밥을 쌌는데 숟가락이 없어 주인집에 빌렸어예.”
결혼하고 2년 만에 이웃 단칸방을 얻어 살림을 났다. 지지리도 못사는 동네인 산전리 마을에 마침 전전환사업이 시작됐다. 살림을 나면서 받은 ‘웃봉답’ 천수답 270평에 머루포도를 심었다. 전전환 사업에 참여한 농가에는 묘목과 철사 보조, 전전환 생계비 3년치가 나왔다. 첫해 포도를 내다팔아 100만원인가를 샀다. 다른 돈을 보태 ‘방골밭’ 300평을 샀다.
어두컴컴할 때 집을 나가 어두워서 집에 들어왔다. 그렇게 40년 만에 포도밭은 4000평으로 늘어났다. 지난해는 5㎏ 상자로 6000~7000상자를 출하했다. 머루포도 하나로 1억 가까운 조수익을 올리기가 쉽지 않은데 포도부자가 많은 산전리에서도 몇 손가락 안에 드는 살림을 이룬 것이다.
살림이 안정되면서 마을 일에도 열성을 보였다. 새마을부녀회 활동을 시작으로 생활개선회에 몸담고 무슨 일이든 솔선수범했다. 특히 남천면 생활개선회 임원 6년에 이어 회장을 맡은 지는 4년. 지난해부터는 회원 720명 규모의 시연합회 부회장도 맡았다.
만 61세가 넘으면 시연합회장은 못하는 규정 때문에 면회장으로 임기를 마쳐야 하지만 게으름은 결코 피우지 않는다. 쌀국수와 새우젓, 농작업용 모자, 천연비누 등을 팔아 수익금으로 불우이웃돕기 성금도 내고 장학금도 낸다.
“회원들이 축제 전날부터 나와 다슬기 한 말로 고디국을 끓이고 오징어명태무침회, 떡, 돼지고기도 차렸지예. 내년에도 꼭 남천면을 찾아주시라는 마음을 담았습니다.”
최승호 기자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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