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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더 이상 위령사업을 미루지 마십시오”
제69주기 평산동 코발트광산 민간인희생자 합동위령제
유족회, 내년 자체 유해 발굴, 기념관 부지 1억원 기부체납키로
2019년 10월 10일(목) 10:38 [경산신문]
 

↑↑ 박정희 무용가가 합동위령제에 앞서 진혼무를 공연하고 있다.
ⓒ 경산신문
한국전쟁 전후 억울하게 희생 당한 평산동 코발트광산 민간인희생자를 추모하는 합동위령제가 지난 7일 위령탑에서 거행됐다.

지난 2000년 7월 수평1굴 현장에서 제2회 합동위령제를 거행한 이래 매년 평산동 현장과 경산실내체육관등지에 합동위령제를 거행해 온 (사)경산코발트광산유족회(이사장 나정태)는 수년 전부터는 돌아가신 분들의 날짜를 대부분 모르고 있어 음력 9월 9일 합동위령제를 지내오고 있다.

이날 위령제에는 이장식 부시장과 강수명 의장, 홍정근 도의원과 박미옥 산업건설위원장, 양재영, 남광락 시의원, 조기선 민주당 지역위원장 권한대행 등 내빈과 제주4.3유족회를 비롯한 전국의 30여 곳의 유족회에서 참석해 동병상련의 아픔을 나누었다. 특히 김원웅 광복회장이 추도사를 보내 장내를 숙연하게 만들었다.

또한 진상규명과 유해발굴 과정에서 유족들의 억울함을 풀어주는데 노력한 진실화해위원회 노용석(부경대 문화인류학과 교수), 김산영 조사관과 2008년 2009년 수평2굴 발굴 당시 책임연구원이었던 윤병태 전 민중당 경북도당 위원장이 참석해 10년여 만에 유족들과 해후했다.

합동위령제는 박정희 무용가(뉴스트림댄스 대표, 대구시북구의회 의원)의 진혼무를 시작으로, 유족들의 고유제, 추도사, 반야심경 봉독, 사모곡 낭송, 헌화분향 순으로 진행됐다.

나정태 이사장은 인사말을 통해 “왜 죄 없는 민간인을 보도연맹이란 이름으로 학살했는지, 죄가 없다면 지금이라도 제2과거사특별법을 제정해 억울하게 희생된 부모님과 유족들께 국가가 사과하고 진실규명을 해 주시기 바란다”며 “이 합동위령제를 계기로 불행한 과거사에 대한 진실규명과 반성을 통해 진심어린 용서와 화해가 이루어지고 구천을 떠도는 원혼을 달래는 장이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최영조 시장은 이장식 부시장이 대신 읽은 추도사를 통해 “유가족들의 오랜 염원 중의 하나인 2005년 발굴 유해 52구가 세종시에 임시안치됨으로써 지금까지 총 422구의 유해가 세종시 추모의 집에서 영면하게 된 것은 참으로 다행스럽다”며 “오늘 이 합동위령제가 애통하게 희생되신 영령들의 원혼을 달래고, 다시는 이러한 아픈 역사가 되풀이 되지 않도록 후세에게 평화와 인권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소중한 밑거름이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강수명 의장은 “‘역사를 잊은 민족에게 미래는 없다’고 했듯이 오늘 위령제를 봉행하면서 억울하게 희생되신 분들의 넋을 위로하고 인권과 평화를 되새기며. 다시에 이 땅에 이러한 불행이 발생하지 않도록 교훈으로 삼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원웅 광복회장은 대구지부장이 대신 읽은 추도사를 통해 “코발트광산은 한국전쟁을 전후로 대구형무소 수감자 2500여 명과 경산 청도 등지의 국민보도연맹원 1000명 등 3500여 명을 경산, 청도경찰서 소속 경찰관과 국군 소속 경북지구방첩부대원 대원들에 의해 학살이 자행됐다”며 “항일 독립운동의 역사가 왜곡 당할 뿐만 아니라 친일이 미화되고, 독재가 찬양되는 역사가 지금도 일각에서 계속되고 있는 피맺힌 역사를 생각하면 할수록 울분이 느껴진다”고 말했다.

한편 코발트광산유족회는 내년 한국전쟁 전후 민간인학살 70주기를 맞이하며 자체적으로 10년째 중단된 수평2굴에 대한 유해발굴을 시작하고, 지금까지 수집된 자료와 발굴 유해 등을 전시할 기념관 건립을 위한 부지매입비 1억 원을 경산시에 기부체납하는 등 본격적인 위령사업에 나서기로 했다.

유족회의 자체 발굴 소식에 대해 부경대 노용석 교수는 “현재 코발트광산은 그야말로 한국 과거사 청산의 현주소를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2009년 이후 발굴조사가 멈춰버린 현장은 을씨년스럽고, 언제 조사가 재개될 수 있을지 알 수 없는 불안감은 한국 과거사청산의 모습과 닮아 있다”며 “내년부터 국가가 아닌 유족회가 발굴을 재개하는 그 자체만으로 우리 사회가 변하고 있다는 상징이 될 수 있다. 코발트광산의 유해를 발굴하여 한국역사에서 소수자들의 잃어버린 기억을 부활시키고, 이 기억들을 한국의 역사 속에 자리매김하게 하는 것이 산자들의 임무”라고 말했다.
최승호 기자  gsinews@gsi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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